[華岳山人의 加平郡 誌 사람들의 땅 이야기]

 

아름다운마을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가평군향토문화연구보고서Ⅲ, 도서출판 강길산에서 2015년 신간(新刊)으로 발간한 『華岳山人의 加平郡 誌 사람들의 땅 이야기』는 필명을 화악산인으로 사용하며, 현재 국사편찬위원회 가평군 사료조사위원으로 활동하고, 가평중학교에서 학생들과 생활하는 교사 강호철이 20여 년간 가평군에 관한 자료수집과 답사를 통해 얻어낸 결과물인, 가평군 지명 유래집이다.

기존의 가평군 지명 유래집은 주민들의 구전내용을 정리하거나, 한문으로 된 지명을 해석하는 정도였다.
이 책은 이전 자료를 극복하여 몇 가지 덕목을 가지고 있다.

첫째, 이두(吏讀) 문자와 우리 선조들이 사용한 고어(古語)를 이용하여 가평군의 지명 유래를 밝혔다. 예를 들면 삼국사기에는 기록된 가평의 옛 지명 並平(병평)을 보자. 並平(병평)을 읽을 때는 ‘갋평’이라 소리 내고, ‘갈라진 고을·아울 고을·곶 고을’의 의미로 해석하고, 並平(병평)으로 문서에 기록한다는 것이다.

둘째, 이러한 여러 가지 결과물과 지형, 역사적 사실 등 현존하는 모든 자료를 종합하고, 새로운 결과물을 바탕으로 현지를 답사하여 지명의 유래를 밝혔다.

예를 들면 가평군에는 ‘梨(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법정리가 세 곳 있다. 梨花里(이화리), 梨谷里(이곡리), 梨泉里(이천리)가 그것이다.

그러나 조사결과 배나무(梨)와 관련된 지명은 하나도 없다. 이화리(梨花里-가평읍)는 북한강가에 있던 소금창고(염창)에 배를 대던 ‘배곶이’에서 온 지명이다.

이곡리(梨谷里-북면)는 ‘안쪽에 있는 마을’의 의미인 ‘바일·배일’을 한자로 기록한 것이다. 여기서 ‘바·배’는 ‘안쪽’을 의미하며, ‘일’은 ‘골짜기·마을’을 나타내는 ‘실’의 변형어이다. 이천리(梨泉里-설악면)는 이치리(梨峙里)와 영천(靈泉)이 결합된 지명이다.

이치(梨峙)는 ‘배 고개’를 한자로 기록한 것이다. 여기서 ‘배’는 마을에 있는 ‘왕 바위’에서 유래되었다. 왕바위가 왕배가 되고, 왕이라는 글자가 빠지면서 ‘배 고개’가 되고, 이치(梨峙)로 기록한 것이다.

셋째, 삼국시대 이전부터 2000년대까지 가평군의 행정구역 변천 과정을 밝혔으며, 가평현·조종현·미원현의 유래와 연혁을 밝혔고, 가평읍과 5개면, 나아가 60개 법정리 연혁(沿革)도 상세하게 밝혔다.

넷째, 699쪽에 달하는 방대한 량(量) 뿐만 아니라, 이전의 발표된 다섯 차례의 모든 자료를 비교 분석하였다.

다섯째, 치밀한 면은 다소 부족하지만 다음 연구를 위해 마을 모든 자료를 총망라 하여 목록으로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자금이 부족해서 인지 아니면 너무 방대한 분량(分量)을 의식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사진, 그림, 지도 등의 보조 자료가 전무하다는 것이 이 책의 치명적인 단점이다. 이러한 연유로 다음 연구의 결과물이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가평군에 사는 군민이거나 가평군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일독(一讀)을 권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이 읽는다면 다소 딱딱한 문제이지만 지방자치시대에 자신들의 장래를 개척해 나가야 할 한 분야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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