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내과 김연경 과장
2내과 김연경 과장

33세의 회사원 박 모 씨는 평소 감기 한번 제대로 앓은 적이 없을 정도로 건강한 남자였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온몸이 쑤시고 기운이 없고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저 과로로 인한 감기 몸살이려니 생각하고 좀 쉬면 나을 것이라 여겼으나, 증상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졌다.

며칠 후에는 일어나 앉는 것도 힘들 정도로 기운이 없고 속이 울렁거려 식사를 제대로 못할 지경이 되고 말아 결국 병원을 찾게 되었다.

의사는 박씨의 눈을 보더니 혹시 요즘 소변색이 진해졌냐고 물었다.

실제로 며칠 전부터 소변색이 진해져 붉은 빛을 띠고 있었고 피부와 눈도 노랗게 변한 상태였다.

박씨는 급성 A형 간염으로 진단되어 병원에 입원하였고, 열흘 후 회복되어 퇴원하였다.

A형 간염이란?

간염이란 간에 부종 또는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간염 바이러스나 약물 등으로 인해 간염이 발생하며,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간염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 D형, E형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B형, C형 바이러스가 만성 간질환, 간경화, 간암 등을 유발하여 문제가 된다.

박 씨가 앓은 A형 간염 바이러스는 급성 간염을 일으키며 대부분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회복되고, 한번 앓고 나면 면역력을 획득해서 다시 걸리지 않는다.

A형 간염의 증상은?

열이 나고 기운이 없고 온몸이 무겁고 쑤시며 속이 울렁거리고 식사를 제대로 할 수가 없는 상태가 수일간 지속되며, 이어서 황달이 시작되면 소변색이 짙어져 붉게 보이고 피부와 눈이 노랗게 된다.

초반에는 몸살로 오해하기 쉬워 수일간 증상이 지속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치료 방법은?

A형 간염에 대한 특효약이 있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안정을 취하고 식사를 제대로 못하여 탈수 소견을 보이는 경우 수액을 맞는 등 대증요법으로 치료한다.

탈수가 심하여 급격히 쇠약해진 경우 입원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적절히 치료한다면 보통 별 문제없이 회복되나, 1% 미만에서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하여 간이식이 필요할 정도로 악화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원인은?

A형 간염 바이러스는 환자의 대변을 통해 배출된다.

이 바이러스는 오염된 물 속에서 수 주간 살아있다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감염된 사람의 배설물이 묻은 수건 등을 만진 후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거나, 환자의 대변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에 전염될 수 있다.

A형 간염에 걸린 사람은 증상이 나타나기 2주 전부터 황달이 나타난 후 1주 동안 대변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한다.

어떤 사람에게 잘 걸리나?

A형 간염은 어린이가 걸리는 경우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배탈, 감기로 오인할 정도로 별 문제 없이 지나간다.

성인이 걸릴 경우는 발열, 쇠약감, 오심, 황달 등의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위생환경이 좋지 않았던 시절에는 어릴 때 본인도 알지 못하는 새 A형 간염을 앓고 지나간 경우가 많아 현재 40세 이상의 성인들은 대게 A형 간염에 대한 면역력이 있다.

그러므로 과거에는 A형 간염 예방 접종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젊은 성인 층에서 A형 간염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생활환경이 좋아져 요즘 젊은 성인들은 어린 시절 A형 간염에 노출될 기회가 없어 면역력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방법은?

개인위생이 가장 중요하다.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고 중요한 예방법이다.

소아, 청소년, 20대의 젊은 성인은 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30대 이상의 성인이라면 혹시 항체가 형성되어 있을 수도 있으므로 혈액검사로 본인에게 A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있는지 확인하고, 없다면 예방 접종을 한다.

예방 접종은 6개월 간격으로 두 번 맞게 된다.

저작권자 © 경기인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