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황호덕

구리시와 구리시의회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입장 차이 때문에 갈등 양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옆에서 볼 때 갈등의 원인이 여야 입장 차이에서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갈등 양상은 서울 편입 문제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공사) 이전, 구리시민축구단 K4 창단 등의 문제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1월 24일, 구리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인 신동화 의원 등 5명(권봉수·양경애·신동화·김성태·정은철)은 의회 정례브리핑에서 “백경현 구리시장이 추진 중인 ‘구리시 서울 편입’과 경기도의 최대 공기업인 GH공사 구리 이전 추진과 관련된 갈지자 졸속행정으로 인해 구리시정이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자 구리시는 다음날 25일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김완겸 행정지원국장이 발표자로 나와 구리시의회 민주당 의원 성명서에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히고 서울 편입 특별법 논의와 관련해 현재 행정안전부에서 국회에 발의된 구리·서울통합특별법에 대해 구리시에 의견조회 문서를 접수한 상황이며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GH공사 이전 문제는 구리시의 서울 편입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기 때문에 GH공사 이전은 경기도와 구리시, GH공사가 2021년 6월 29일 체결한 「경기주택도시공사 이전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서」 내용에 따라 이전부지 확보와 인허가 행정절차 지원 등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며, 경기도 역시 같은 내용의 의견을 회신했다고 언급했다.

서울 편입 관련 부분의 경우 구리시는 2023년 11월 13일 오세훈 서울시장 면담에서 2024년 4월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총선 이후에도 서울 편입을 지속 추진하기로 의견을 나눈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또 2024년 1월 11일 시청 상황실에서 서울시 편입 준비를 위해 구리시와 서울시 간 구성된 ‘공동연구반 2차 회의’를 개최했다.

1월 29일에는 구리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3명(김용현·김한슬·이경희)이 ‘서울 편입을 바라는 시민 염원을 무시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의 사실 왜곡·날조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어 백경현 구리시장은 2월 6일 SNS에 서울 편입과 관련 구리시의회 민주당 시의원들의 시장 비난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과 함께 구리시 발전을 위한 초당적 협조를 바란다는 내용을 게시했다.

서울시 편입과 함께 K4 창단도 문제가 되고 있다. 구리시는 민선 8기 공약인 ‘구리시민축구단 K4’ 창단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구리시의회가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관련 조례를 상정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K4 창단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은데도 의회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구리시의회 권봉수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측은 구리시 26개 생활체육 관련 전체 예산이 15억 규모인데, K4 축구단에 15억 내지 그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부적절하거나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권봉수 의장은 1월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2023년 용역 결과를 언급하며 체육 관련 민간 이전 전체 예산이 15억 규모인데 매년 15억을 K4에 투입하는 게 옳은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K4 예산과 생활체육 예산 규모를 비교할 때 우선순위에서 옳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예산 승인 및 조례 상정을 유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H공사는 2026년 즈음 수원시에서 구리시로 이전할 예정이다. 2021년 경기 남·북부 균형발전 차원에서 공공기관 15곳을 북부로 옮기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일부는 이전을 마쳤고, 나머지는 진행 중이다.

그런데 GH공사 구리 이전은 서울 편입 문제라는 대형 돌발변수가 생겼다. 그러면서 구리시가 서울시로 편입될 경우, 예정대로 이전하는 게 맞느냐는 근본적인 의문과 함께 구리시 이전을 반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구리시와 구리시의회가 최근 서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은 ‘갈등과 대립’ 양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그런 만큼 시와 의회를 바라보면 ‘충돌’과 ‘어울림’을 동시에 생각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갈등과 대립을 떠나 협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서울시 편입도, GH공사 이전도 모두 굵직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여야를 떠나 구리시와 구리시민을 위해 충돌을 피하고 어울림을 실천해야 할 때다. 그러니 상생과 협력을 지금 즉시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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