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매그놀리아국제병원2내과 ​​​​​​​김연경 과장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2내과 ​​​​​​​김연경 과장

피로는 갑상선 때문일까?

한때 ‘피로는 간 때문이야~’ 라는 우루사 광고 덕분에 몸이 피곤하니 간이 괜찮은지 검사해보고 싶다는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었었다. 

그런데 요즘의 스마트한 환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상하게 몸이 피곤해서 갑상선 검사를 해보고 싶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피로하다고 해서 무조건 갑상선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피로함의 원인은 과로와 스트레스, 불면증부터 시작해서 수십 가지가 넘을 것이며, 그 중 갑상선이 원인일 가능성은 극히 미미하다.

갑상선은 전반적인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갑상선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되면 갑상선기능항진증, 너무 적게 분비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한다.

갑상선에서 결절(혹)이 발견되기도 하나 대부분 갑상선 호르몬과는 관계가 없으며 엄청나게 크지 않고서야 아무런 증상도 없다.

왜 피로하면 갑상선을 검사하라는 말이 나왔을까? 갑상선 호르몬이 모자라면 이유 없이 만성적인 피로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피로함이 나타날 정도면 갑상선 호르몬이 꽤나 많이 부족한 것이다.

이 정도면 피로할 뿐만 아니라 추위를 쉽게 타고,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부어서 체중이 증가한다.

극단적인 경우는 심장박동이 느려지고 혼수상태에 빠져 사망할 수도 있다.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어도 쉽게 피로해진다.

그리고 피로할 뿐만 아니라 신진대사가 빨라져 잘 먹어도 살이 빠지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더위를 잘 견디지 못하는 등의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그러므로 단순히 피로하다고 해서 무조건 갑상선을 검사할 필요는 없으며, 여러 가지 갑상선에 관련한 증상들이 있는지 살펴보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갑상선에 결절이 있다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초음파를 했더니 갑상선에 혹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갑상선 결절은 일부러 검사를 하지 않아서 모르고 있을 뿐, 상당히 흔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결절들의 대부분은 그냥 둬도 문제가 없는 혹이다. 전체 결절의 5% 정도만이 악성, 즉 암으로 진단된다.

갑상선암은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통해 진단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최근 10년간 갑상선암은 무시무시하게 증가해서 국회에서조차 논란거리로 등장할 정도가 되었다.

갑상선암 자체가 증가했다기보다는 초음파 기계가 좋아지고 건강검진을 많이 해서 옛날보다 많이 발견되고 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갑상선 결절은 일단 암이냐 아니냐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암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가는 바늘을 사용해서 세포를 뽑아내어 암세포가 있는지 확인하는 세침흡인세포검사를 하는 것이다.

암이 아닌 단순 결절은 그냥 놔둬도 괜찮다.

너무 커서 툭 튀어나와 미용 상 문제가 되거나, 목을 눌러서 답답한 압박증상이 있지 않는 한 수술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처럼 요오드 섭취가 충분한 곳에서는 약물치료도 할 필요가 없다.

갑상선암인 경우는 수술을 할지 결정해야 한다. 일단 암으로 진단되면 수술로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수술로 갑상선을 없애고 나면 평생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하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한다.

게다가 갑상선암은 일반적인 암과 달리 진행 속도가 매우 느려서 치료 없이도 10년에서 30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갑상선암을 불필요하게 많이 수술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5mm 미만의 작은 결절은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크기가 작아도 주위의 임파선 등으로 전이가 되어 있는 경우는 세침흡인세포검사를 하여 암인지 확인하고, 암인 경우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결국 갑상선 결절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단순히 결절의 크기로 결정할 수는 없다.

갑상선 가족력이 있는지, 주위로 전이되어 있는지, 이전에 검사할 때와 비교하여 크기가 커지고 있는지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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