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의회와 구리시가 ‘브리핑’을 놓고 사실상 서로 경쟁을 벌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요일에는 의회가 ‘의정브리핑’을, 목요일에는 시가 ‘시정브리핑’을 실시하고 있다.

구리시의회는 2022년 11월 2일 매주 수요일부터 정례 의정브리핑을 시작했고, 구리시도 2023년 9월 7일 목요일부터 정례 시정브리핑을 시작했다.

구리시가 시정브리핑을 하게 된 이유는 권봉수 의장의 의정브리핑 중 시정을 언급하는 부분에서 다소 시각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시는 당초 올해 초부터 정례브리핑을 실행하려 했으나 브리핑 장소가 마땅치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 9월부터 개시한 것이라는 것이 구리시의 입장이다.

최근 권 의장의 의정브리핑이 너무 정치적이라는 말도 희자되고 있다. 시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브리핑은 대개 안건 설명과 기자 질의응답으로 끝나면 되고 그렇게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구리시의회 브리핑을 진행하는 의장의 발언에 어색함이 묻어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말의 뼈대는 권 의장이 브리핑 과정에서 브리핑 내용과 거리가 멀거나 개인적 입장을 밝히는 등 지나치게 정치적인 것을 언급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데에 있다.

구리시가 추진하는 정책을 언급하면서 특정 입장이나 방향을 언급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면서 이른바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호사가들은 시의회에 이어 구리시도 브리핑을 시행하는 모양새는 어떤 면에서 ‘맞불’을 놓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남기고 있다.

이 같은 미묘한 상황이 생기면서 한편에서는 의정과 시정을 내세운 브리핑이 자칫 방향을 잘못 잡아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례로 권 의장은 지난 8월 9일 8월 1차 의정브리핑에서 집행부를 견제하는 내용을 언급했다. 특히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시정소식지 발행과 관련한 5개년 현황 자료로 브리핑을 통해 배포하고, 현재 통장들이 시정소식지를 배포하고 있는 현실과 예산집행 등에 대해 처음부터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지 예산 논란은 본지 기자수첩에서 ‘현실을 외면하면 무지와 무능을 낳는다’는 제목으로 다룬 바 있다.

현재 권봉수 의장의 의정브리핑 관련 우려는 구리시 행정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경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게 핵심이다. 이 때문에 의장 이상의 권리 행사라는 지적이 있고, 기관 단체나 공무원과 간담회를 하는 것도 부자연스럽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자기정치’라는 말도 여기서 나오고 있다.

구리시의회 의정브리핑은 첫 시행 당시 취지가 좋아 출입기자단의 참여도가 높았다. 그러나 지금은 초기에 비하면 참석률이 상당히 떨어졌다. 대체로 개인 이야기가 많다거나 행정부 지적이 많다는 점, 때에 따라서는 너무 앞서 나가는 이야기가 있다는 점 등이 이유다.

권 의장은 구리시가 시정브리핑을 시작하자 환영한다면서 백경현 시장이 브리핑을 하기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리시는 국장급 간부가 브리핑을 시작했다. 또 중대한 사안은 시장이 직접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권 의장은 브리핑을 특정인으로 강요할 수 없다. 시장이 직접 나서라고 강조할 필요는 더욱 없다.

권 의장의 브리핑에 대해 ‘의회’보다는 ‘의장 개인’의 목소리나 입장이 점차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아주 좋은 첫걸음으로 시작한 의정브리핑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변질되어 간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것은 브리핑 본연을 의장 스스로 품질 저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고 싶다.

소통과 융합의 방식으로 시작한 브리핑이 본래 취지를 벗어나서 이른바 ‘자기정치색’을 갖는다는 오해나 우려를 낳는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금도 구리시의회 의정브리핑이 이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일이다.

이러한 권봉수 의장의 브리핑에 대한 지적은 의회라는 의정기관보다는 의장 개인이 점거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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