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겸 배우 이종구
성우겸 배우 이종구

안세영 선수가 세계 배드민턴 대회에서 우승을 해서 온 국민이 열광을 하며 기뻐했다. 그런데 나는 중개 방송을 보면서 짜증이 났다. 왜냐하면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점수 발표를 하면서 글자대로 발음하였기 때문이다

”시빌때시비[11대12]를 십:일 때 십:이, 십쌈대십싸[13대14]를 심:삼대 십:사, 시보대심뉵[15대16]을 십:오대 십:뉵, 십칠때십팔[17대18]을 십:칠때 십:팔, 십꾸대이십[19대20]을 십:구대 이십“으로 글자대로 발음하느라고 띄어서 발음하여 우리말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교통사고가 나서 사망이 12명 부상자가 115명이 발생한 소식을 전하면서 ‘열:두명, 백:열다선명’으로 발음하고 있는데 바른말은 ‘열뚜명, 뱅녈따선명’이다.

숫자의 올바른 발음을 살펴 보면 “11.12.13.14.15.16.17.18.19,20”의 발음은 “여라나, 열뚤. 열쎗. 열넷. 열따섯. 열녀섣. 열닐곱. 열녀덜. 여라홉. 스물, 시빌, 시비, 십쌈, 십싸, 시보, 심뉵, 십칠, 십팔, 십꾸, 이십”이다.

그런데 방송인들은 “열:하나. 열:둘. 열:셋. 열:넷. 열:다섯. 열:여섯. 열:일곱. 열:여덜. 열:아홉. 스물, 십:일. 십:이. 십:삼. 십:사. 십:오. 십:육. 십:칠. 십:팔. 십:구. 이십”으로 하고 있다.

“111.112.113.114.115.116.117.118.119”의 발음은 “뱅녈하나.뱅녈뚤.뱅녈쎗.뱅녈넷.뱅녈따섯.뱅녈녀섯.뱅녈닐곱.뱅녈녀덜.뱅녈아홉”인데 방송인들은 “백:열하나.백:열둘.백:열셋.백:열넷.백:열다섯.백:열여섯.백:열일곱.백:열여덜.백:열아홉”으로 발음하고 있다.

단 주택을 가리키는 "호"가 숫자 뒤에 있을 때는 일호, 이십호, 백삼십호로 한다. 숫자 뒤에 "명, 개, 놈, 척, 말, 마리, 동, 평, 가마, 장“등이 있을 때는 “한명, 두개, 세놈, 네척, 다선말, 여선마리, 일곱똥, 여덜평, 아홉까마, 열짱, 열한명, 열뚜개, 열쎄놈, 열네척, 열따선말, 열녀선마리, 열닐곱똥, 열녀덜평, 여라옵까마, 스무장“으로 해야 한다.

또한 "되"가 있을 때에는 "한되, 두되, 석되, 넉되, 다섯되"로 하고 ‘말’과 ‘가마’가 있을 때에는 "한말, 두말, 세말, 네말" "한가마, 두가마, 세가마“로 해야 한다. '개국'이나 '개사'가 있을때는 ”일개국, 이개국, 십개국, 이십개국, 일개사. 이개사, 십개사, 이십개사“로 해야 한다.

이렇게 발음하게 된 원인은 한글 맞춤법에 “끊어서 발음할 때에는 예사 소리로 발음 한다”라고 다만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저의 강의를 듣고 보낸 윤규식 수강생의 글입니다.

숫자 발음과 무지한 자의 창피. 오늘 단문 수업 중 내레이션 지문에 '41개국' 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개국 의 경우 '마흔 한 개국' 이 아닌 '사십 일 개국' 으로 발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당당하게 제가 그랬습니다.

'선생님, 이 경우에는 끝에 명사 -개 로 되어있으니 마흔 한 개국 으로 발음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라고 했다가 선생님께서 '개국' 일 경우 사십일개국 으로 발음해야 한다고 정정해주셔서 무지함으로 인한 참사는 거기서 끝이 났지만 처음에 다른 아이에게 옆에서 괜히 아는 척 하면서 잘못 가르쳤다가 정말 큰일이 날 뻔했습니다.

알던 것도 잊어버리고 심지어 잘못된 지식을 전하려던 저의 모습을 보면서 제가 습관이 되지 않은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오늘 술을 마시고 들어왔음에도 잊지 않고 다시 규정집도 찾아보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다만 숫자와 의존명사에 관한 발음 규정은 따로 상세하게 문서화 된 것을 찾을 수 없어서 컴퓨터에 저장해서 남겨놓을 만한 근거 자료는 없지만 아쉬운대로 나중에 논문이라도 찾아보기로 하고 오늘 복습 잘 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또 공부해야겠습니다.

저는 성우 연기자 이종구이면서 우리말 지킴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8월 31일 오늘 존경하고 사랑하는 헐버트 박사님 74주기 행사를 하는 즈음에 저의 소견을 말씀 드립니다.

저의 할아버지가 조선어학회 33인중 한 분인 이 강자 래자 [이강래]이십니다. 아마도 저는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 받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1980년대 초부터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서 활동하다가 금년 초에 ‘바른말이 힘이다’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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