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매그놀리아국제병원 신경과 이명종 과장

파킨슨병은 뇌졸중, 치매 다음으로 흔한 점진성 뇌신경계 퇴행성질환이며 최근 이 병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많이 증가하였다.

널리 알려진 대로 몇 년 전 사망한 존 폴 교황, 모하메드 알리 권투선수가 이 병으로 치료를 받는다는 소식 이외에 여러 TV와 다른 뉴스매체에서 이 병에 대해 다룬 것도 증가한 인식도에 기여 하였다.

세계적으로 전 인구의 고령화와 더불어 우리나라도 2006년 10월 통계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10%에 가까워졌고, 장래인구추계에서 2030에는 전 인구의 절반이 50세 이상으로 예측된다고 보고되었다.

이런 고령화 현상의 결과로 국내의 퇴행성 뇌질환의 발생빈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로 파킨슨병 환자도 65세에는 유병율이 1-1.5% 85세에는 4-5%로 증가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10만 명 이상의 파킨슨병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병은 종족에 관계없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발병 할 수 있으나 90%이상으로 60세 이상에서 발병한다.

또한 치매와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과적 증상이 동반하여 파킨슨병은 아주 중요한 신경계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까지 많은 임상과 기초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병의 정확한 원인과 발병기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원인은 유전인자와 생후의 환경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뇌 속의 흑질세포를 포함한 몇 가지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서서히 파괴하여 이들 신경세포 내에서 생산되는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 물질이 감소하여 여러 양상의 운동성 및 비운동성 증상이 나타나고 서서히 진행하게 된다.

지금같이 효과적인 약물들이 개발되기 전인 1970년도 전에는 발병 후 7년에서 10년 동안 점점 진행하여 완전한 불구 상태 또는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었다.

제일 특징적인 운동장애 증상은 초기에 오른쪽이나 왼쪽 팔, 다리에 떨림이 시작되며 이 떨림의 특징은 팔, 다리를 가만히 쉬고 있을 때 나타나고 서서히 심해진다.

다른 흔한 운동 증상은 팔, 다리에 강직이나 무기력한 느낌이 생기고 이로 인해 글씨체가 작아지거나 보행시 다리를 끌거나 또는 느려지게 되며 이 증상들도 서서히 계속 진행한다.

때로는 말소리가 작아지고 불분명하게 되고 얼굴 표정이 굳어진다.

이런 증상들과 함께 몸의 자세가 꾸부정해지고 몸의 균형에 이상이 올 수 있어 쉽게 넘어질 수 있으며 증상이 상당히 진전된 환자는 이 문제로 고관절 골절 등의 심각한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비운동성 증상도 역시 흔하며 몸의 통증, 수면장애, 배뇨장애, 변비 등의 소화장애, 우울증 및 기억력 감소 등 다양하다.

이런 다양한 증상으로 인해 잘못된 진단을 받기 쉬우며 종종 필요 이상의 검사, 약물 오남용, 불 필요한 수술을 시행 받는 환자를 자주 본다.

그러므로 우선 정확한 진단이 제일 중요하다.

파킨슨병의 진단은 주로 병력에 관한 자세한 문진과 검진에 의해 이루어지며 뇌 MRI, PET 영상 등의 모든 검사는 다른 질환이 아님을 확인하기 위해 이용 된다.

다시 말해 파킨슨병을 확인하는 검사 방법은 없으며 자세한 병력과 뇌신경 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판단을 하게 되며 때로는 치료 결과로 임상 증상의 호전 또는 다른 변화를 관찰하여야 정확한 진단을 할 수가 있을 때도 있다.

즉 확실한 진단은 때때로 몇 달 지나면서 결정 될 수 있다.

파킨슨병 증상을 동반하는 여러 가지 파킨슨 유사 병이 있어 감별 진단이 까다로울 수 있다. 요사이 뇌경색이나 뇌출혈 후의 후유증으로 생기는 운동 장애를 파킨슨병으로 오진하는 경우가 있으며 신경 안정제 종류 중 또는 소화제 계통 약물 중 파킨슨 증상을 유발시키는 약물들이 있어 이 가능성은 파킨슨병 진단시 항상 고려되어야 한다.

현재까지 파킨슨병을 예방하거나 완치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지난 30여 년 동안 증상 조절을 위한 약물 및 신경외과적 치료에 많은 발전이 있었으며 이제는 적절한 치료와 함께 오랫동안 좋은 삶의 유지가 가능해 졌다.

예를 들어 60대에 시작하는 파킨슨병 환자는 예상되는 평균 수명의 감소 없이 20년 이상 좋은 삶의 질을 기대할 수 있다.

환자 개개인마다 증상 양상이 다르고 병의 진행 속도도 다를 수 있어 약물치료는 개인에 맞추어 처방된다.

작용기전이 서로 다른 여러 가지 약물들이 있으며 파킨슨병에 이용되는 약물들 거의 모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을 고려하여 복용 하여야 되고 긴밀히 주치의 또는 전문 간호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약물치료와 함께 증상이 호전되거나 정상으로 돌아가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약물치료 시작 후 약 50%에서 3년에서 5년 사이에 약으로 인한 부작용 또는 효과의 감소가 생길 수 있고 이러한 경우 약물 조절이 필요하게 된다.

약물치료로서 만족스런 결과가 없을 때 뇌심부자극술 이라는 신경외과적 치료방법을 고려하게 되며 수술을 시행한 후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여 년 동안 몇 대학병원에서 얻은 풍부한 경험으로 현재 자주 시행되고 있다.

많은 환자에서 수술 후 증상의 호전으로 다시 좋은 일상생활을 유지한다.

다행이 우리나라에서도 이 수술에 대한 보험 적용이 가능하여 큰 혜택을 주고 있으나 본인의 경비부담은 여전히 많다.

파킨슨병 환자 사망의 주 원인은 폐렴 등 감염이나 고관절 골절 등 사고로 인한 합병증이며 이에

대한 조기 예방과 치료 대책도 중요하다. 이와 관계되어 파킨슨병 환자의 식사시 연하 작용의

문제는 종종 흡인성 폐렴의 원인이 된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는 골다공증의 문제로 골절의 위험성이 증가하므로 이에 대한 대책도 염두에 두어야 된다.

그러므로 파킨슨병은 초기 진단 후 장기적인 치료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장기적인 대책과 치료에는 전체적 건강관리, 물리치료 및 정신적 치료도 포함된다.

현재 많이 논란이 되고 있는 줄기세포나 배아신경세포 이식 치료방법은 아직 실험 연구단계에 있으며 인간 파킨슨병 환자에서 분명히 효과적이고 도움이 된다는 객관적이고 과학적 증거는 없으나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세계운동장애학회의 공식 입장은 인정된 임상 연구 이외에는 줄기세포 치료를 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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