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떠난 빈집, 다시 사람이 떠나게 하는 악순환 반복
❙인구소멸 방지 등 ‘새로운 사회문화적 주거문화’ 주목해야

발행인 황호덕
발행인 황호덕

빈집은 이제 사회적 문제다. 경기도가 밝힌 바에 따르면, 경기도 빈집은 2022년 12월 말 현재 4,0104호다. 경기도는 도시빈집 비중이 높은 편이다. 15개 시·군 농어촌지역에 2,454호(59.8%)가 있지만, 28개 도시에 1,650호(40.2%)가 있어 도심지역 빈집 비중이 40%를 차지한다.

도시빈집은 인구 소멸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농어촌빈집과 다르다. 인구가 떠나는 현상은 물론 범죄 등 사회적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빈집은 단순히 인구 이동을 넘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 때문에 생기고 있는 만큼 보다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빈집 발생 근본 원인은 인구 감소다.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을 선행하는 것은 필수다. 이 점은 경기도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빠르지는 않지만, 인구가 증가세인 만큼 적극적인 행정을 통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붕괴 위험이 큰 ‘고위험 빈집’에 대한 대책은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고위험 빈집은 인구 소멸은 물론 또 하나의 사회적 비용 부담을 낳기 때문에 미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인구 소멸로 생긴 빈집이 또 다시 인구 소멸을 불러오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빈집특례법에 따라 붕괴 위험이 있을 경우 지자체가 직권으로 철거할 수도 있지만 행정절차가 1년 이상인 경우가 많고 철거비용도 만만치 않다. 특히 사유재산 침해 문제 때문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 지금 현재 주의하고 주목해야 할 것은 ‘사람이 떠난 빈집은 다시 사람이 떠나게 하는 빈집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아직은 미약하지만, 중장년은 물론 청년이 귀농·귀촌에 나서고 있는 긍정적인 신호와 함께 새로운 변화가 시나브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아주 고무적인 사회적 현상이다.

일부 도시 청년은 시골 빈집을 보고 아주 좋아한다. 아직 아름답고 멋진 빈집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빈집은 개성이 있는 집이자 나만의 집으로 새로 만들 수 있어 뜻과 의지를 갖고 있는 이에게는 그야말로 매력적인 기회이자 공간을 제공한다.

빈집은 ‘원래 있었던 것(빈집)’을 ‘새롭고 또 다른 것으로 만드는 집(새집)’으로 변신이 가능한 집이다. 최근 ‘5도2촌(五都二村)’이라는 사회문화적 주거문화가 뜨고 있다.

5일은 도시에서 생활하고 2일은 시골(촌)에서 생활하는 새로운 주거문화다. 도시(都市)와 농촌(農村)을 오가며 사는 삶이다. 빈집은 가능성을 지을 수 있는 집이다. ‘뼈대 있는 집’을 ‘고쳐서 쓰면 되는 집’이다.

빈집을 활용해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은 분명히 가능하지만, 생각처럼 간단하거나 쉬운 것은 아니다. 경기도는 인구 증가라는 측면은 물론 수도권이라는 점, 유동 인구가 많다는 점 등은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장점을 감안하면 경기도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상대적으로 주차장을 비롯해 카페, 주택, 개인 작업실, 소규모 사업장 등 빈집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경기도가 기존 정책을 유지하면서 보다 새로운 눈으로 빈집정책을 찾기를 바란다. 사람이 떠난 빈집은 다시 사람이 떠나게 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만든다. 경기도도 인구소멸을 포함해 ‘새로운 사회문화적 주거문화’ 등을 비롯해 더 넓은 빈집정책에 주목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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