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코앞이다. 5월은 그야말로 청록(靑綠)의 시간이다. 봄의 절정(絶頂)이다. 지자체마다 축제가 한창인 시간이기도 하다. 가평군도 예외가 아니다.

오는 4월 22일에는 ‘가평뮤직빌리지’인 음악역1939에서 대규모 뮤직페스티벌이 열린다. 그리고 5월에는 자라섬봄꽃축제를 개최한다. 5월20일부터 6월8일까지 20일 동안 열릴 예정이다.

그런데 ‘가평군 관광정책’이 방향성을 잃은 것 같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이는 봄꽃축제와 날짜가 겹친다는 이유로 레인보우페스티벌(Rainbow Music & Camping Festival)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두 행사가 겹치는 까닭에 이런저런, 또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같은 기간에 진행하려는 레인보우페스티벌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게 가평군청 관광과 입장이다.

하지만 가평군 관광정책의 실책으로 봐야 자연스럽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쓰는 돈’과 ‘버는 돈’의 균형을 잃었기 때문이다. 봄꽃축제는 ‘쓰는 돈’에 해당하고 레인보우페스티벌은 ‘버는 돈’이다. 특히 ‘버는 돈’의 시각에서 볼 때 짧고 굵게 수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다.

레인보우페스티벌은 올해 3일 동안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고, 대략 6,000만원의 임대료를 가평군에 낼 예정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6,000만원이라는 수익은 그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 행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시적 또는 비가시적 차원의 여러 가치다.

레인보우페스티벌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남이섬, 2016년부터는 자라섬에서 행사를 해왔다. 음악과 캠핑을 섞은 독특한 축제다. 그래서 ‘국내에 몇 없는 장수 페스티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음악도 음악이지만 캠핑은 최근 몇 년 전부터 대한민국 여가 및 취미 부문에서는 최고의 화두이자 최고의 인기로 떠오른 문화다.

더구나 레인보우페스티벌은 음악과 캠핑이라는 ‘주제’와 10년이 넘은 ‘역사’를 갖추고 있어 ‘고정팬’ 혹은 ‘열성팬’이 있을 정도다. 특히 음악과 캠핑을 따로 나눠 티켓을 판매하는데, 캠핑권은 하마다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연령층도 다양하다. 음악은 2030이 주를 이루지만, 캠핑이라는 특성은 가족끼리 오는 비중도 크기 때문에 2030을 넘어 4050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끌어오고 있다.

가평군은 대표적 자연생태관광지인 자라섬에서 지난 4월14일부터 16일까지 3일 동안 ‘제2회 글로벌아웃도어캠핑페어’를 열었다. 자라섬은 2008년도에 세계캠핑캐라바닝연맹(FICC)이 진행하는 ‘가평세계캠핑캐라바닝대회’ 개최지였던 만큼 대규모 캠핑시설을 갖춘 캠핑장이다.

그런 만큼 글로벌아웃도어캠핑페어는 캠핑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당연히 참가자들로부터 아주 좋은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여가와 환경,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잡을 수 있는 ‘참 좋은 행사’였기 때문이다.

가평군은 4월 초에 관내 14개 단체 1,000여 명이 참여해 3일 동안 자라섬 남도 꽃테마공원 봄꽃축제 준비에 동참했다. 가평주민과 가평을 찾는 다른 지역 사람들을 위해 해마다 봄과 가을에 개최하는 꽃 축제도 당연히 잘 치러야 한다.

그렇기에 공무원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행사를 준비한다. 행사 준비는 ‘주민맞이’고 ‘손님맞이’다. 손님과 주민은 가평군에게 있어 ‘고객’이다. 사람에 대한 예의가 필요하듯이 고객에 대한 예의도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올해 봄꽃축제와 레인보우페스티벌을 동시에 바라볼 경우 가평군이 보여준 고객에 대한 예의는 아쉽다. 아쉬움을 넘어 실망과 유감을 감출 수가 없다. 가평군 관광정책이 방향성 잃은 것은 아닐까 참으로 우려스럽다.

가평군은 이제라도 ‘버는 돈’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레인보우페스티벌이 통상 6월에 치른 점, 그리고 협의가 결렬됐다고 해도 다시 협의할 수 있는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결렬의 핵심 뼈대가 ‘날짜(일정)’ 때문이라고 하니 다시 협의할 수 있는 여지와 기회는 충분하다고 본다. 그래서 ‘버는 돈’과 ‘쓰는 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기대한다.

자라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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