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혁신역량, ‘양’에 비해 ‘질적 수준’ 낮아
스타트업·탄소중립·혁신클러스터 등 변화 필요

경기연구원이 2022년 12월 발간한 정책연구보고서인 ‘경기도 혁신성장 역량 진단 및 정책추진 방향’(배영임 외 5명, 288쪽)을 살펴봤다. 보고서는 경기도 혁신역량은 양에 비해 질적 수준이 낮다고 평가했다.

아주 짧은 문장으로 압축하면, ‘기업은 많으나 투자비중이 낮아 질적 수준이 낮다’는 의미다.

경기도는 산업도시, 관광도시 등 특정 분야에 집중돼 있지 않고 다양한 형태가 복합적으로 섞여 있어 산업 부문에 있어 어느 한 분야만 한정해 집중적인 관심이나 지원을 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하지만

기업 부문을 중심으로 한 혁신역량을 평가할 때 현재 경기도 상황은 ‘양(量)보다 질(質)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관심과 함께 더 나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

이 같은 노력의 필요성에 공감함에 따라 경기인저널은 정책보고서를 중심으로 경기도 혁신역량에 대한 기획을 준비했다. 경기인저널 지면과 온라인을 통해 더 많은 경기도민이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행정역량’보다 더 중요한 ‘혁신역량’

행정안전부는 2021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전체 지방자치단체(광역 17개, 기초 226개 등 총 243개)를 대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행정혁신 성과를 조사해 2022년 2월 8일 ‘2021년도 지방자치단체 혁신평가 결과’(표)를 발표했다.

행안부가 발표한 따르면 경기도의 경우 부천시, 수원시, 시흥시, 안양시, 양주시, 파주시, 평택시, 하남시, 화성시 등 9개 지자체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 평가는 행정평가에 초점을 두고 있어 ‘독창적인 소확행’ 등 지방행정 혁신 사례여서 전체적인 혁신역량이나 이 글에서 다루려는 산업역량 등 특정 부문의 역량을 평가하는 자료로 쓰기에는 한계가 있다.

 

역량 평가는 ‘행정역량’보다 ‘혁신역량’이 더욱 중요하다. 경기연구원이 발행한 ‘경기도 혁신성장 역량 진단 및 정책추진 방향’ 보고서를 주목하는 이유다.

경기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혁신성장을 위한 물적·인적 혁신자원 등 양적 혁신역량은 충분하나 지속가능한 혁신생태계 선순환을 위해 질적 수준 제고 필요 △스타트업 육성,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산업전환, 혁신클러스터 고도화 등 4개 분야에 대한 정책 추진 시급 등 혁신성장을 위한 대책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보다 질()이 필요하다

신규 벤처투자, 창업기업 대비 매우 낮아

17개 시·도 중 녹색산업 부문 가장 발달

디지털·탄소중립·혁신역량품질 성장 지향

경기도의 혁신성장 역량이 기업 수 등 양적에서는 우수하지만 벤처투자 규모와 스마트공장 수준 등 질적 측면에서는 미흡한 만큼 △스타트업 육성,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산업전환, △혁신클러스터 고도화 등의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기도의 창업기업 수는 44만 개사(2021년)로 전국 141만 개사 중 17개 시·도 중 가장 많은 비중인 31.1%를 차지하고 있다. 기술기반업종 창업기업 수는 8.4만 개사(2021년)로 전국 23만 개사 중 35.1%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신규 벤처투자는 1조3,071억 원(2021년)으로 전국 2위 수준이지만 서울 4조4,243억 원에 비해 30% 수준에 불과하다. 경기도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창업기업 수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전국 중소제조업 사업체는 58만 개사(2020년)로 전국 대비 31.7%를 차지해 17개 시·도 중 1위다. 전국 스마트공장 도입기업 중 가장 많은 25.3%(2022년) 정도가 경기도에 있다.

경기도 스마트공장 도입기업 중 83.0%는 기초 수준이고, 중간(1)(실시간 집계·분석 활용한 의사결정)은 15.7%, 중간(2)(실시간 제어 자동화·최적화)는 1.1%, 고도화(IoT, CPS 기반 맞춤형 유연 생산)는 0.2%로 나타났다.

스마트공장 공급기업은 서울시에 31.5%, 경기도에 22.0%가 위치하고 있어 경기도 스마트공장 기술경쟁력은 서울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는 전국 대비 녹색산업 사업체 수의 23.9%, 종사자 수 26.8%, 매출액 28.4%를 차지해 17개 시·도 중 녹색산업이 가장 발달되어 있다.

녹색산업 사업체 수는 1만7,656개로 이 중 환경산업이 39.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다음으로 녹색에너지원산업이 37.9%, 에너지효율화산업이 21.8%, 온실가스 처리산업이 0.6%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국 일반산업단지 702개(2022년) 중 경기도가 24.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경남 16.4%, 충북 12.0%, 경북 11.0% 순으로 나타났다.

창업보육센터, 창조경제혁신센터, 1인 창조기업, 중장년 기술창업 등 전국에 조성된 창업인프라는 총 590개다. 이 중 경기도가 104개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의 산업단지와 혁신클러스터, 창업인프라의 양적 수준은 전국 최고 수준이며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경기연구원은 경기도가 혁신성장 역량이 17개 시·도 중 상위권이며. 특히 물적·인적 혁신자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나 양적 역량에 비해 질적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양보다 질을 중심으로 한 정책 추진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라는 뜻이다.

경기연구원은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방향으로 크게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실현, △혁신역량의 질적 성장을 제시했다.

또한 △스타트업 육성,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산업전환, △혁신클러스터 고도화 등 4개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과제도 제시했다.

스타트업 육성 분야는 △탄소중립(기후기술) 스타트업 육성 △스타트업·스케일업 펀드 조성 △민간투자연계형 기술창업지원사업 확대 △스타트업 거점 네트워크 구축 △경기도 스타트업 DB 구축 등을 제안했다.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분야는 △스마트공장 고도화 △디지털 트윈 제조혁신 테스트베드 구축 △디지털 트윈 기반 탄소배출 모니터링 플랫폼 구축 △디지털 밸류체인 협업 지원 등을 언급했다.

탄소중립 산업전환 분야는 △중소기업 탄소중립 교육·컨설팅 프로그램 지원 △중소기업 온실가스 감축 지원체계 구축 등을, ‘혁신클러스터 고도화’ 분야에서는 △권역별 혁신거점 특성화와 고도화 추진 △지역 미래 신성장 산업 유치 공간 확보 △경기북부지역 테크노밸리 활성화 지원 등을 각각 강조했다.

배영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는 전국 17개 시·도 중 혁신역량이 최고 수준으로 이를 활용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제침체와 혁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과제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혁신성장을 위해 유망 스타트업 발굴·육성, 중소제조업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실현, 혁신거점의 특성화와 고도화 추진 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혁신성장전략이 필요하다

혁신생태계 및 4개 분야 정책 추진 시급

전 세계적 경제산업 환경 변화 고려할 때

핵심혁신성장정책 수립 및 추진 서둘러야

경기연구원은 경기도의 혁신역량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정책과 관련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공급망 재편 등 전 세계적인 경제・산업 환경 변화에 따라 혁신 패러다임의 뉴노멀이 등장한 만큼 새로운 혁신성장전략을 추진할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새 전략이 필요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 미-중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과 ESG 경영 실현에 따른 기업환경 변화 등 새로운 패러다임 등장했다는 점,

벤처투자 감소와 미국의 자국 내 기업 보호 원칙 등에 따라 기업의 투자유치와 글로벌 시장 진출 등 경제적 위기 상황 봉착한 점 등이다.

경기연구원은 최근 변화한 상황 등을 설명하며 탄소중립과 ESG 경영 등 전 세계적인 합의 이행을 위해 새로운 혁신성장 정책을 수립하고 신성장동력 확보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 육성,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산업 전환, △혁신클러스터 고도화 등 핵심혁신성장정책을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호덕 기자 hwang369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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