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성우겸 배우

TBC 성우출신의 이종구 사우가 지난 10월9일 외솔회에서 주관하고 문화관광부에서 주최한 574돌 한글날기념 제12회 집현전학술대회에서 ‘방송의 예능 뉴스 등에서 사용하는 말과 글의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이 사우는 ‘우리말 살리는 계레모임’에서 2020년 우리말 지킴이 5명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됐다.

 

그는 성우 겸 배우로 오랫동안 일을 해오면서 우리말 발음에 대해서 많이 걱정하고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애쓰고 있다.

이 사우는 “우리말에는 같은 말이라도 길게 소리를 내야 하는 것과 짧게 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 있고, 된소리로 소리 내는 말이 있고, 부드러운 소리로 말해야 하는 낱말이 있다”면서 “요즘 그 규칙을 잘 지키지 않아서 우리 말글살이가 어지럽다”고 강조했다.

이 우리말 지킴이는 다음 카페에 ‘이종구 바른말’이라는 모임을 만들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방송에서 잘못하는 발음을 찾아서 고치는 일을 하고 있다.

유튜브와 얼숲(페이스 북)에서 잘못된 발음을 알려주는 움직그림(동영상)을 올려 많은 사람에게 바른 발음으로 바른 말글살이를 하자고 주장한다.

불법(不法)은 ‘불뻡’, 검법(劍法)은 ‘검뻡’으로 발음하고, 고법(古法). 지법(地法)은 글자대로 ‘~법’으로 발음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다음은 집현전학술대회에서 특별 강연한 내용이다.

말이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상대방에게 듣기 좋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말은 된소리 예사소리 긴소리 짧은소리로 발음해야 변별력이 생기고 그 뜻이 달라지는 것인데 대다수 방송인들이 된소리로 발음해야 할 ‘잠짜리’를 ‘잠자리’로 발음하여 곤충을 연상케 하고, 적게 먹는다는 ‘소:식(小食)’을 ‘소식(消息)’으로 짧게 발음하여 소식을 전한다는 뜻으로 만들어 우리말을 훼손시키고 있다.

이렇게 발음하게 만든 원인은 1989년에 개정된 한글맞춤법 ‘다만’ 규정과 ‘예외’규정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살피면 관형사형 ‘-(으)ㄹ’ 뒤에 연결되는 ‘ㄱ, ㄷ. ㅂ,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한다. 다만, 끊어서 말할 적에는 예사소리로 발음한다고 만든 규정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할또리’를 ‘할:도리’, ‘만날싸람’을 ‘만날:사람’, ‘이번쭈:말’을 ‘이번:주말’, ‘특껌뻐:반’을 ‘특껌:버반’으로 발음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번딸:말’도 ‘이번:달말’, ‘다음딸:말’도 ‘다음:달말’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또한 글자대로 발음이 안되는 것은 발음되는대로 글자를 바꾸고 있다. ‘했읍니다’를 ‘했습니다’로 ‘됐읍니다’를 ‘됐습니다’로 글자를 바꾸었다.

그렇다면 ‘했으니까’를 ‘했스니까’로 ‘됐으니까’를 ‘됐스니까’로 써야 하는데 그것은 그냥 ‘했으니까, 됐으니까’로 쓰고 있는 것을 보아도 ‘했습니다, 됐습니다’로 고친 것은 원칙을 무시한 것으로서 절대로 잘못된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삯월세’를 언중의 발음이 ‘사글세’라고 표준어를 ‘사글세’로 바꾸었는데 그렇다면 언중의 발음인 ‘짜장면’은 왜 ‘자장면’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현재 한글맞춤법에 따르면 ‘ㄱ( ᆰ), ㄷ, ㅂ( ᆲ) ㅈ( ᆬ)’이 뒤 음절 첫소리 ‘ㅎ’과 결합되는 경우에도, 역시 두 음을 합쳐서 [ㅋ, ㅌ, ㅍ, ㅊ]으로 발음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방송인들은 생각카고[생각하고]‘를 ’생가가고‘, ’꼬탄송이[꽃한송이]‘를 ’꼬단송이‘로 잘못 발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도 모음과 외래어 표기법등 표준발음규정이 잘못된 것이 많다. 지난 7월14일 MBN에서 모두의 강여 ’가치 들어요‘라는 프로를 시작했다. 방송국에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같이 들어요‘라느느 뜻인데 발음 되는대로 표기를 한 것이라고 한다.

이는 모 방송국에서 수년전에 ’차카게 살자‘라는 프로를 만들어 방송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왜냐하면 ’생각카고‘를 ’생가가고‘라고 발음하게 만들더니 급기야 이것을 합리화 시키기 위해 국립국어원에서 ’생각컨대‘를 ’생각건대‘가 바른말이라는 규정을 만들었다.

그러나 ’착카게 살자[착하게 살자]를 ‘차가게 살자’라고는 할 수가 없으니 그렇게 제목을 만들어도 국립국어원에서는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차카게 살자 재단, 차카게 살자 웹툰, 차카게 살자 만화”라는 것들이 생기고, 또한 “공부가 뭐니?를 공부가 머니?, 너무 갔어를 너무 가써, 기쁨의 눈물을 기쁨에 눈물”이라고 쓰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따라서 한글맞춤법의 ‘다만’규정과 ‘예외’규정을 없애고 복수로 만든 표준어 규정도 하나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 우리말을 훼손시키는 일은 하면서 방송인들이 잘못 발음하는 것을 강력하게 시정하지 못하는 국립국어원은 존재할 명분이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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