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념관 헌화 후 참전용사 만찬…"평화의 한반도로 담대한 걸음"

호주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캔버라 시내의 한 호텔에서 예비역 해군소장인 이안 크로포드 제독, 예비역 육군준장인 콜린 니콜라스 칸 장군 등 참전용사 5명과 유가족 등 30여 명의 호주의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을 초청해 만찬을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으로 발발해 대한민국이 큰 위기에 처했을 때 호주는 미국에 이어 2번째로 참전 결정했다. 1만7천여명의 용사들이 한국의 자유와 평화, 생명을 지켰다"고 떠올렸다.

이어 “(호주 참전용사들은) 가평 전투 등에서 빛나는 전과를 올렸다”면서 “크로포드 제독은 수송선을 엄호하며 바다를 지켜냈다”며 만찬장을 찾은 참전용사들의 공훈을 기렸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캔버라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캔버라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용사들의 인류애와 헌신은 한국 국민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돼 양국 우정의 밑바탕이 될 것”이라며 “보훈에는 국경이 없다. 대한민국은 해외 참전용사들을 끝까지 예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지난해에도 2만여 명의 장병을 동원해 (국내에 묻혀있는 호주 참전용사의) 유해와 유품을 발굴했다. 아직 42분의 참전용사가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마지막 한 분까지 돌려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한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참전용사분들도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고 들었다”며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캔버라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만찬에서 건배사를 마친 이안 크로포드 예비역 제독에게 박수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캔버라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만찬에서 건배사를 마친 이안 크로포드 예비역 제독에게 박수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퍼피 더튼 호주 국방장관은 “양국은 모두 민주주의 국가이며 미국의 동맹국이다. 또 모두 역내 평화 유지를 위해 노력한다”며 “호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공조하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그는 “(호주 참전용사들이) 한국전쟁에서 용맹스럽게 싸웠고 가평 전투에서는 중공군의 공세를 저지했다”고 언급했다.

가평전투는 1951년 4월 감행된 중공군의 공세 속에 가평 일대에서 벌어진 전투로, 당시 호주 제3대대가 중공군을 죽둔리 일대에서 중공군을 저지했다.

이후 호주 참전용사들은 이 전투를 기억하기 위해 호주 내 자신들의 거주마을이나 다리 등의 이름을 '가평'으로 지으며 가평전투는 양국 우정의 상징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더튼 장관의 발언은 현재 호주와 중국이 외교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한국을 도와 중공군의 남진을 저지한 전투'를 떠올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후에는 참전용사들의 건배사가 이어졌다.

크로포드 예비역 소장은 “어려움을 겪을 때 이렇게 인정을 받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느낀다. 한국전쟁은 잊힌 전쟁이 아니다”라며 “양국 국민들의 우정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했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캔버라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만찬에서 건배사를 마친 이안 크로포드 예비역 제독에게 박수치고 있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캔버라 시내 전쟁기념관을 방문, 무명용사묘를 참배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한편 문 대통령은 만찬 전에는 캔버라 전쟁기념관 무명용사비와 참전기념비에 헌화를 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에서 “헌화한 기념비의 뒷면에 '평화'라는 한글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며 “평화의 한반도를 향해 담대한 걸음을 하겠다. 보람과 기쁨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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