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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보훈”으로 노병의 가슴에도 “봄”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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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2  1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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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절 위문품 전달차 김00어르신 댁을 찾은 적이 있다. 어르신은 활짝 웃으며 나를 반기면서 갑자기 나의 두 손을 잡자마자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안그래도 내가 지청으로 전화를 할 참이었어. 정말 딱 맞춰서 와줬네. 아 내가 글쎄 망령이 났지 뭐야. 저거 아니었으면 아마 나는 벌써 저세상으로 갔을 거야.”

손가락질을 하며 가리키는 것은 지난 6월 호국보훈의 달에 양평여성의용소방대와 양평군해병대전우회가 함께 달아준 연기 감지기였다. 들어보니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얼마 전에 빨래를 올려놓고 어르신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었다고 한다. 어디선가 자꾸 매미가 울어서 깼는데 누리한 냄새가 나서 주방으로 가보니 올려놓은 빨래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그걸 감지한 연기감지기가 미친 듯이 울어대고 그 소리에 깨어서 화재를 면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어르신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날의 기억을 되새겼다.

김00어르신은, 내가 처음 노후복지서비스를 위해 댁에 방문하였을 때 자신은 그런 것은 필요 없다며, 낯선 사람이 방문하는 것도 싫고 누가 간섭하는 것도 싫다며, 오지 말라고 화난 얼굴로 극구 서비스제공을 거절하셨던 분이다.

나는 계속된 설득을 통해 김00어르신에게 노후복지서비스를 제공하였고, 보훈섬김이를 통해 안부차 자주 댁에 방문함과 동시에 심부름과 가사업무를 도와주면서 어르신의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갔다. 그 후 마음을 연 어르신 댁에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화재예방 차원에서 연기감지기와 소화기를 설치하게 되었고, 그 연기감지기가 어르신의 생명을 구하게 된 것이다.

위의 사례와 함께 최근 국가유공자의 집에 화재사건이 일어나 문제가 되었던 점, 고령인 국가유공자가 기억력 감퇴 등 건강상의 이유로 화재에 많이 노출된 점 등을 해결하기 위해 경기북부보훈지청은 소방업체와 협력하여 연기감지기와 소화기 설치 등의 각종 지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국가보훈처에서는 2005년부터 이동보훈복지제도를 실시하여 자녀에 의한 부양이 어려운 저소득 고령 국가유공자들을 대상으로 보훈섬김이를 통해 매주 1~2회 유공자 댁에 방문하여 일상생활을 도와드리고, 지역사회단체와 협력하여 위문품 지원과 정서 지원 등의 각종 지원을 해나가고 있다.

현재 전국 1만2천3백여 명의 고령 국가유공자들을 950여명의 보훈섬김이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보훈섬김이 활동의 모니터링 결과, 보훈섬김이 지원이 깨끗하고 평온한 환경에서 국가유공자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상당부분 기여하였고, 보훈섬김이를 새로운 가족으로 생각하는 등 정서적인 안정감에 대한 증진효과도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OECD국가 중 노인자살률이 세계1위인 우리나라에서 보훈섬김이 활동을 통한 정서지원은 그 중요성이 점차 증대될 것이다.

6.25전쟁을 겪었던 우리 역사에서 많은 노인들은 전쟁을 겪었던 국가유공자이며, 특히 경기북부지역은 휴전선 접경지역이기 때문에 참전유공자의 숫자도 6만명이 넘는다. 한번뿐인 청춘을 대한민국을 위해 총알이 빗발치던 전쟁터를 누비던 참전유공자들은 이제 대부분 80대 후반을 훌쩍 넘겨, 몸도 마음도 많이 노쇠해 진 상태이다.

이제 우리가 그들을 위해 봉사하고 보답할 차례이다. 김00유공자처럼 사회와 담을 쌓고 누군가의 호의를 차갑게 거절했던 그분들이 국가보훈처의 작은 관심과 보훈섬김이들의 따뜻한 봉사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갔듯이, 이제 우리가 엉킨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가듯 그들을 위해 세심하게 봉사하고 헌신해야 한다. 그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했듯이 말이다.

내가 국가보훈처와 인연을 맺은지 어느덧 8년이다. 그리고 고령인 국가유공자분들을 한 분 한 분 찾아 뵙고 나면 자꾸만 마음이 급해진다. 이제 그분들의 삶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기에 그분들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실천하려고 한다.

그래서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따뜻한 보훈”으로 가는 길에 내가 있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청춘을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마음에 진정한 봄이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경기북부보훈지청 복지과 복지사 오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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