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련사 주지 승원스님
온 나라가 자연의 축제로 시끌벅적 합니다. 대지를 바탕으로 그 어떤 화가도 흉내 낼 수 없는 대작이 살아서 꿈틀댑니다. 온갖 색조를 자유자재로 표현한 청황적백의 신묘한 작품들이 매일매일 전시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환희로운 풍경입니다.

이때가 오면 나는 부처님을 생각합니다. 꽃피고 새가 우는 5월에 부처님은 태어나셨습니다. 인류의 스승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구하시기 위하여 부처님은 이렇게 오셨습니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눈이 뜨이고, 들리지 않는 사람들은 귀가 열리며, 갇혔던 사람들은 대 자유를 얻고, 고통 받는 사람들은 즐거움을 얻으며, 이 땅의 모든 생명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축원합니다.

“계성변시광장설(溪聲便是廣長舌)이요, 산색기비청정신(山色豈非淸淨身)이리요”라는 시가 있습니다. 끊임없이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는 다함이 없는 부처님의 설법이며, 형형색색의 대자연은 모두 부처님께서 나투신 모습이라는 말입니다. 자비스러운 눈으로 보고,

차별 없는 마음으로 들으면, 눈에 보이는 것과 귀에 들리는 모든 것이 자비하신 부처님 아닌 것이 없으며, 자애로운 부처님의 설법 아닌 것이 없습니다.

중국의 마조스님께서는 해가 부처님이며 달이 부처님이라는󰡐일면불(一面佛), 월면불(月面佛)󰡑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우리 입장에서 보면 부처님만 부처님이 아니라,

공부하는 부처님, 출근하는 부처님, 농사짓는 부처님, 장사하는 부처님, 운전기사 부처님, 아빠 부처님, 아들 부처님, 모두가 부처님이라는 말입니다. 모두가 부처님들이며 우리는 매일 부처님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별다른 것이 아닙니다. 자비로운 마음으로 악한 마음을 변화시키고, 기쁜 마음으로 베풀어서 아끼고 탐내는 마음을 변화시키며,

평등하게 대하여 원수와 친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욕됨을 참아서 성내는 마음을 변화시키며, 살피고 배려하여 조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소리가 아름다우면 메아리도 아름답고, 형상이 고우면 그림자도 단정하다는󰡐성화향순 형직영단(聲和響順 形直影端󰡑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원인은 나에게 있으니 모든 것은 내가 하기 나름입니다.

그림자는 모습 그대로 나타날 뿐입니다. 물이 고요하고 맑아야 달이 비치듯이, 내 마음이 맑고 깨끗해야 비로소 지혜의 달이 나타납니다.

평화로워야 할 지구가 각종 재해와 사고로 심하게 재채기를 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바라시는 세상은 나와 남, 그리고 온 세상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사는 세상일 것입니다. 조금씩 낮추고, 비우고 배려해서 조금 늦더라도 함께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것이 아닐까요?

백련사 주지 승원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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