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항공 부당해고 승무원 만나…“가능한 모든 방법 다 찾을 것"

- 이재명, 20일 중국동방항공 집단해고 사건 관련 승무원 간담회 개최
- ‘동방항공 14기 대책위’ 소속 해직 승무원 및 법률 대리인 20여명과 논의
- 한국인 승무원에 대한 차별 및 부당해고 진상 파악 및 의견 수렴
- 도,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시행 건의 등 다양한 권리구제 조치 나서고 있어

▲ 중국동방항공 집단해고 승무원 간담회서 발언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중국동방항공측이 한국인 승무원을 부당하게 집단 해고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규정하며 경기도가 나서 지방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20일 오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중국동방항공 집단해고 승무원 및 법률대리인 2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한국인 승무원에 대한 사측의 차별과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고, ‘사실상 해고’인 갑작스러운 기간만료 통보로 큰 상실감을 겪고 있는 해직 승무원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로 다들 어려운 시기에 대한민국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에 대해 한국 정부의 일원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고, 국가적 자존심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경기도가 할 수 있는 가능한 방안을 다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국제적 문제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문제의 실마리를 찾고, 중국 정부 또는 중국 소속 기업으로 하여금 대한민국을 우습게 여겨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지사는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만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기도가 여러분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러분들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동방항공 해직 승무원들은 2018년 3월 계약직으로 입사한 이래 약 2년간 근무해왔으나, 최근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중 노선 운영 곤란에 따른 경영 악화 등의 사유로 지난 11일 정규직 전환 불가(기간만료)를 통보받았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노사 협의에 따른 고통분담 차원에서 유급 휴직 중인 상태였고, 사측에서는 최근까지도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하는 유니폼 신청안내와 안전교육을 실시했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았다. 동방항공 측은 통상 2년여 간 계약직으로 근무한 직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사측이 계약 갱신을 여러 차례 약속한 만큼, 여행객 감소와 경영 악화를 이유로 사전 동의 없는 해고는 부당한 조치라며 ‘중국동방항공 14기 대책위원회’를 꾸려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에 도에서는 해직 승무원 73명 중 경기도민 19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고, 이번 부당해고를 엄중하게 인식해 중앙부처, 외교라인 등 다양한 대응 수단을 동원해 권리구제를 위한 각종 해결방안을 모색해 왔다.

우선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 시행을 건의하고, 외교부를 통해 주중한국대사관, 주상하이총영사관에 사실조사 의뢰를 요청했다. 아울러 도지사 명의의 서한문을 중국동방항공 측에 보내 한국인 승무원 차별 의혹 규명 및 부당 해고 원복을 촉구했다.

도는 앞으로도 국제기구를 통한 문제제기, 노동위원회를 통한 구제절차나 민사소송 제기 지원 등 다양한 행정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 침해받은 노동권 회복을 위해 힘쓸 계획이다.

한편, 동방항공 14기 대책위 측은 이날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나서 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은 서한문을 이재명 지사에게 전달했다.

다음은 서한문 전문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님께 드리는 서한문

존경하는 이재명 도지사님께,
우선 경기도의 발전과 도민의 행복 및 안전을 위하여 불철주야 도정에 매진하시는 가운데, 한국인 승무원에 대해 유례없이 가해진 집단해고에 대해 누구보다도 깊은 관심과 배려를 하여주시고 간담회까지 마련하여 주신 점에 대해, 오늘 참석하지 못한 모든 동기 승무원들과 더불어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중국동방항공 제14기 한국인 승무원으로서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2018년 3월 12일에 입사한 이래 전 세계 승객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 근무하였습니다.

2019년 12월부터 한국 지점이 아닌 중국 본사가 비행 일정을 관리하면서 중국 국내선에 한국인만 배치되기 시작한 점도 부당하였는데, 경영상 이유를 핑계로 한순간에 쫓겨난 점은 너무나도 부당하고 억울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에 대해 도지사님을 비롯한 도 공무원분들께서 진상 규명 및 여론 형성에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점에 대해 거듭 감사드립니다.

저희 중국동방항공 제14기 승무원 일동은 앞으로도 정당한 권리를 되찾고 그리운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법정투쟁 등 최선을 다할 것이며, 어떠한 결과를 받더라도 경기도와 도지사님께서 보여주신 관심과 노고를 가슴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도지사님과 노동국 담당자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2020. 3. 20.
중국동방항공 제14기 대책위원회 일동

▲ 중국동방항공 집단해고 승무원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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