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자라섬과 남이섬 사이 관통하는 교량 설치 기본 안 제시

郡, 지역경제 고려한 가평군 건의 노선(안) 확정… 국토부에 강력 요구 방침

 
국토부에서 서울↔춘천간 고속도로의 상습정체와 경춘국도의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하는 제2경춘국도(예비타당성 면제 사업)가 자라섬과 남이섬을 관통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대표 관광지가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하 원주청)은 최근 기본설계용역 발주와 함께 제2경춘국도 공구분할(안)을 공개했다. 원주청 검토안에 따르면 제2경춘국도 사업 총 도로 연장은 4차선 33.7㎞이며, 교량은 10곳(2,950m), 터널은 21곳(17㎞340m)이 각각 설치된다.

공사비만 8,636억5,000만원에 시설부대경비(설계비·감리비) 512억9,000만원, 보상비(편입면적 52만6,178㎡) 476억3,000만 원 등까지 총 사업비는 9,625억7,000만원에 달하며 공사는 총 3개 공구로 나눠 설계·공사될 예정이다.

먼저 제1공구는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가평군 설악면 화곡리 9.85㎞으로 교량 2곳(620m), 터널 5곳(6,680m)이 만들어진다. 제2공구는 가평군 설악면 화곡리~가평군 가평읍 이화리 11.44㎞ 구간에 교량 4곳(1,030m), 터널 10곳(6,730m)이다.

마지막 3공구는 가평군 가평읍 이화리~춘천시 서면 안보리 12.41㎞로 교량 4곳(1,300m), 터널 6곳(3,930m) 등이다. 원주청의 기본설계 노선은 남이섬을 관통하며 남이1교(50m)·남이2교(690m)와 남이1·2·3터널(총 600m)이 3공구에 포함돼 있다.

현재 국토부 기본안으로 노선안이 결정되면 자라섬과 남이섬 사이를 관통하는 교량이 설치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만약 국토부 기본안대로 결정되면 짚 와이어 라인 가운데 교량이 위치하기 때문에 짚 와이어를 철거해야 한다.

짚 와이어의 자라섬·남이섬 라인 중 어느 1개의 라인이라도 철거해야 한다면 장력의 문제로 인해 전체 시설물이 커다란 압력을 받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위험해져 전체를 폐쇄해야 한다.

가평나루 선착장에 설치된 짚 와이어는 2010년 11월 아시아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전체 관광객의 3.1%인 연간 9만5000명이 이용하고 있다.

더욱이 만약 국토부안으로 진행된다면 가평나루 선착장과 남이섬을 운행하는 선박 운항횟수도 줄여야 한다. 현재 최대 총톤수 138t(선박 길이 26.4m)의 여객선을 비롯한 도선 8척이 가평나루 선착장과 남이섬을 하루 최대 630여회를 운항하고 있다.

게다가 이곳에는 폭 12m(예인선 폭 감안 시 전체 폭 20m), 길이 28.8m, 무게 76t 규모의 바지선까지 물자를 실어 나르고 있다.

현재는 관광객을 태운 선박 2척이 동시에 출발하지만 교각이 세워지면 운항폭이 좁아져 동시에 1대 밖에 운항할 수 없게 되며 선박 운항 횟수가 줄어들어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이섬은 이처럼 환경을 보존하고 안심관광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는 남이섬 수역에 교량이 설치된다면 자연생태 파괴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발생 우려로 인해 정상적인 선박운항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이섬 관계자는 “교량이 건설되면 남이섬 주변의 자연훼손, 관광지 파괴, 경제적 가치의 상실 등은 다시 복구할 수 없는 국제적 재난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다시 새롭게 자연생태환경을 소중히 지키는 문화예술관광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꿔온 50여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새로운 50여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가평군은 지난 9일 가평군의회와 협의를 거쳐 지난달 기획재정부에서 승인된 총 사업비 1조845억 원보다 약 894억 원 절감되는 총사업비 9천951억 원의 가평군 건의 노선(안)을 제시했다.

군은 제2경춘국도 노선의 80%이상이 가평군을 관통하므로 가평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가평군 건의 노선(안)이 적극 반영 될 수 있도록 국토부에 강력히 요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가평군에서의 대응이 너무 늦은 거 같고 소위 뒷북치는 게 아닌가?”라며 “군민들에게 국토부안과 가평군 1안 2안을 정해서 투표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며 성토했다.

그러면서 만약 국토부안대로 수정 없이 제2경춘국도가 진행된다면 가평지역은 그야말로 패싱지역이 될 것이며, 대표 관광지인 자라섬과 남이섬 관광객이 대폭 감소해 지역경제의 큰 타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지역 시민단체인 (사)가평문화관광협의회와 북한강지키기운동본부(대표 이기정)회원들은 지난 5일 원주청을 방문해 28차 국토부안 반대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개인자비로 원주청, 국토부, 청와대, 국회의사당 등에서 자라섬↔남이섬의 교량건설 반대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10일 “제2경춘국도의 설계업체가 결정되면 원안을 기본으로 하되 남이섬 주변 노선은 재검토할 계획이다”고 밝혀 추후 제2경춘국도와 관련 가평군에서 얼마만큼 관심을 갖고 대처하느냐에 지역경제 운명이 달려있는 분위기다.

저작권자 © 경기인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