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들, "진정성있는 사과한다면 고소않겠다"

 
 지난 6일 안산시 상록구 상록수역 광장에서 소녀상에 침을 뱉고 조롱하는 등 소녀상에 모욕을 가했던  A(31) 씨와 B(25) 씨 등 20∼30대 남성 4명은 당초 술을 마시고 장난끼가 발동해 이같은 일을 벌였다고 진술 했으나 경찰 조사결과 청년들은 애초부터 소녀상이 상징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조롱하고자 이러한 행위를 한 것은 물론, 사건 당시 일본말로 "천황폐하 만세"라고 외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안산상록경찰서에 따르면 이 사건과 관련해 모욕 혐의로 입건된 A(31) 씨 등 20∼30대 남성 4명은 범행 동기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들을 조롱하려고 그랬다"고 했으며, 일본어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서도 "일본말을 하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더 모욕감을 줄 것 같아서"라고 밝혔다.

또한 범행 장면이 찍힌 CC(폐쇄회로)TV 등에서 A 씨 등이 당시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 조롱한 것에 더해 일본말로 "천황폐하 만세"를 외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경기 광주 나눔의집을 방문해 이러한 사실을 전달하고 할머니들에게 A 씨 등에 대한 고소 의향을 재차 확인했다.

모욕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여서 할머니들에게 고소 의향을 물었지만, 할머니들은 "청년들이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갖도록 놔둔 우리 사회의 책임도 있다"며 A 씨 등이 사과하면 받아들이고 고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할머니들은 A 씨 등의 모욕 행위가 처음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으면서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다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나눔의집 측은 A 씨 등이 사과를 거부할 경우에 대비, 나눔의집에 거주하는 할머니 6명을 대리해 A 씨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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