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오청훈 과장
얼마 전 회사에서 주관한 힐링 콘서트를 통해 행복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게 되었다. 그 계기는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의 저자인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의 강연이었다. 강연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9.11테러를 통해 행복에 대한 관점을 다시 정리해 본 것이었다.
쌍둥이 빌딩의 첫 번째 건물에 비행기가 1차 충돌하고, 두 번째 건물에 비행기가 2차 충돌하기까지는 약 16분정도의 시간차가 있었다고 한다. 두 번째 비행기가 충돌하기 전 두 번째 건물 내에서는 결과적으로 생사를 결정짓게 된 선택의 순간이 있었다. 첫 번째 건물상단이 비행기의 충돌로 파괴되고 대형 화재가 발생했을 때 두 번째 건물 내에서는 비상구 쪽으로 사람들이 몰려 대피가 지연되고 있었는데 이때 건물 내에서는 이러한 안내 방송이 나왔다고 했다. “화재가 난 곳은 본 건물이 아닌 옆 건물입니다. 본 건물은 현재 안전하오니 자리로 돌아가서 통제에 따라 주십시오”라고 말이다. 그 당시로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시점에 과연 어떠한 선택을 해야 했을까? 결과적으로 볼 때 안내방송을 무시하고 건물을 신속히 빠져나온 사람들은 생존했으며, 방송내용을 믿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거나 건물에 남아있었던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그 날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그럼 이 내용과 행복과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그것은 평소 통제에 잘 따르고 낙관적인 성격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도 덜 받고 행복하다고 느낄 것이다. 스스로도 그러할 테고 상식적으로도 낙관적인 사람들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반대로 항상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사소한 것도 잘 따지며,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일반적으로 삶이 피곤하며 불행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테러, 재난 상황에서는 결과적으로 어떠한 삶이 더 행복한 것인가? 물론 행복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본 사례 하나로 설명한다는 것에 다소 무리는 있지만 나는 이를 통해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행복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낙관적인 게 무조건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9.11테러와 같이 국가적 재난상황이 아닌 개인적 차원에서 보면 누구나 인생이라는 여정 중에 큰 시련들을 겪게 된다. 현역군인들에게 가장 큰 위기는 진급 비선 등에 따른 전역, 재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그 시기가 아닐까?
다행히도 전역 전 국방부 차원에서의 전직지원교육 기간부여와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지원센터의 다양한 지원제도가 완충역할을 하며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이제 막 군(軍) 문을 떠날 준비를 하는 선후배 장교들을 보면 개인 차원의 9.11테러에 대한 대비에 너무 낙관만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걱정이 앞선다.
물론 항상 비관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라는 것은 아니다. 전역을 결심한 그 순간부터 다가올 위기에 대비해 철저하고 객관적인 자기 분석과 취(창)업 로드맵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내가 이 계급까지 군 생활도 했는데 무엇을 못하겠어? 라는 당찬 자신감도 좋지만, 사회의 일자리 시장은 생각보다 녹록치가 않다.
내게 닥친 현실을 직시하고 본인이 하고 싶거나, 해야만 하는 일을 하기 위해 남들보다 하루라도 먼저, 그리고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만 한다. 설마 나는 괜찮겠지?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낙관적인 생각에 빠지는 순간 내 생명은 가까운 시일 내에 위협받게 될 지도 모른다.
이러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간절한 마음자세로 전직지원기관들의 도움을 받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정진해야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엔 항상 ‘희망’의 불꽃만은 잘 간직하길 바란다.
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현재 숨을 쉬고 있으며, 자신만의 걱정거리들로 고민이 되는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당신이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사람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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